언젠가 내 전공분야를 소개하는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,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 출간한 책이 있으면 흥미롭게 보는 편이다.
관계의 과학을 쓰신 김범준 교수님은 통계물리학자이신데, 주변 지인중에 통계물리학자들이 많아서 종종 그 분들이 어떤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하는지에 대해 접할 기회가 있었다.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수집할 수 있는 Big data를 바탕으로 그 안에 숨겨져있는 사람들의 패턴이나 규칙성등을 발견하는 일이 많았고 내 전공분야에 비해서는 사람들의 삶에 좀 더 가까이 맞닿아 있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. 그런 점에서 사람들에게 다가가기엔 좀 더 진입장벽이 낮은 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약간의 부러움도 느껴지긴 했지만, 논문으로 대화하는 것이 익숙한 과학자들이 그 내용을 쉽게 일반인들의 언어로 풀어내 모두의 공감을 사는 것은 역시나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에 역시 쉽게 써지는 과학서는 없다는 생각을 또 잠시.
요 근래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여러가지 정치적 이슈들과 창조과학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도 했는데,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약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. 과학서인데 저자분의 개인적 의견이 너무 강하게 표출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. 그 외의 주제들 – 개미의 집단생활에서 일부가 잉여인력으로 따로 남는 것, 만취자를 찾는 방법중 하나가 될 수 있는 브라운 운동의 해석 – 등은 상당히 흥미로웠다.
여담이지만, 소주제중에 ‘우리 모두의 가슴에는 나무가 산다’라는 주제가 있었는데, 이걸보고 스웨덴의 속담인 ‘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의 가슴에 나무를 심으며 살아간다’가 생각났는데 그냥 폐포의 프랙탈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주제였다.